대법원 형사법연구회(회장 노태악 서울중앙지법 수석부장판사)가 ‘범죄피해자 보호를 위한 회복적 사법 세미나’를 개최하고 범죄피해자들의 2차 피해 예방 등 각종 보호방안 마련에 나섰다.

 

31일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 29일 개최된 세미나에서는 특히 피해자가 손해를 배상 받고 가해자도 양형에 참작 받을 수 있는 ‘형사화해제도’ 및 ‘공탁제도’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조수정 서울중앙지법 판사는 발표에서 “폭력범죄나 성범죄는 특히 사적인 합의시도 과정에서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갈등해결전문가 중재하에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는 형사화해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 판사는 이어 “다만 성범죄 등은 화해 과정에서 2차 피해가 있을 수 있으므로 피해자가 원하고 가해자에게 형벌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보이지 않을 때에 국한하는 등 제한적 조건에서만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윤 수원지법 판사는 공탁제도와 관련한 발표에서 “공탁이 성폭력범죄의 양형 요소인데, 현재는 피고인 측이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명시해야 공탁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피고인이 피해자의 인적사항 확보나 합의를 위해 접근을 시도하면서 2차 피해가 발생할 위험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공탁서에 최소한의 내용만 기재해 공탁할 수 있게 하는 등 인적사항 노출 없이도 피해자가 공탁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하고, 공탁사실을 통지할 때도 피해자 가족 등에 피해가 알려지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날 세미나에는 30명의 전국 형사법관들이 참석했다. 참석 법관들은 발표 직후 이어진 토론에서 이날 주장된 제도들의 도입 여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회 관계자는 “다양한 방식으로 회복적 사법과 관련된 의제를 선도적으로 설정하고 국민의 눈높이에서 고민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투데이 이진규 기자 2013.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