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저지르고 후회하는 이별범죄 스트레스 조절 실패가 원인
헤어질 것을 요구하는 여자친구의 말에 남자친구는 홧김에 컴퓨터 전원케이블로 여자친구를 목 졸라 살해했다. 또 강릉의 한 식당에서는 결별한 뒤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최근 들어 연인 대상 범죄가 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5대 강력범죄자 가운데 범행피해자와 애인관계인 범죄자 수가 9912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곽대경 교수는 “이별을 통보받고 저지르는 범죄의 특징은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상대를 비난하며 공격성을 표출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외부자극에 심하게 격분하는 사람은 ‘다혈질’이나 ‘욱하는 성격’과는 다르다고 말한다. 이는 자신의 감정을 본인이 조절하지 못하는 충동조절장애의 일종으로 그 중에서도 스트레스 정도에 비해 분노를 과하게 표출하는 간헐적폭발성장애에 속한다. 중앙대 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보아 교수는 “간헐적폭발성장애는 10~20대 남성에서 많이 나타나는 성향으로 감정폭발이 일어나면 길게는 몇 시간까지 가며 진정된 후에는 공통적으로 후회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법으로는 약물치료와 심리치료가 있다. 약물치료법은 항우울제나 기분조절을 돕는 약물을 사용한다. 한양대 구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대호 교수는 “항우울제나 기분조절약물은 습관성약물이 아니기 때문에 정해진 용법에 맞춰 복용하는 경우 질환 극복에 한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분노조절에 대한 심리치료로는 명상, 요가 등의 행동치료와 분노에 대한 연습과 생각 바꾸기 치료 등이 있다. 일주일에 4번 이상 운동할 경우 우리 몸에서 기분을 좋게 하는 호르몬이 나와 꾸준히 운동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보아 교수는 “우울증이나 알코올질환 등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 이를 먼저 치료한다”며 “충동조절장애를 겪는 사람 중 대다수가 가족문제를 겪고 있어 가족이나 같은 질환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함께 치료하는 그룹치료를 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위험을 원천적으로 피하기 위해서는 연인이 폭력적 성향을 보이거나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우 싫다는 의사를 단호하게 표현해야 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확실히 정리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이별을 통보받은 입장에서는 화를 폭력이 아닌 생산적인 방법으로 풀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감성플러스아카데미 전겸구 박사는 “이별을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겪는 일로 받아들이고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 자연에 심취하거나 영화, 노래, 친구들과의 대화 등을 통해 극복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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