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피해 없애는데 최선"…범죄피해자지원 사례나누기 좌담회
뉴시스 | 고은희 | 입력 2009.11.17 19:07

 


【울산=뉴시스】고은희 기자 = "우리나라 법이 가해자 중심인 듯 착각을 일으킬 때가 있습니다. 특히 성폭력과 가정폭력 피해자에 대해 법은 냉정하리만치 피해자의 입장이 아닌 가해자의 편을 들어주기도 하지요. 법이 피해자 중심으로 바로 설 때까지 함께 고민해 나갑시다."

범죄피해자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나서고 있는 (사)울산.양산범죄피해자지원센터(이사장 김광태)가 17일 울산시 남구 보람병원 문화홀에서 개최한 '범죄피해자지원 유관기관 사례나누기 좌담회'에서 좌장으로 나선 전형미 울산과학대 교수가 이같이 말했다.
이날 좌담회 2006년부터 시작해 네 번째 마련한 사례나누기로 오정숙 센터 사무국장의 사회로 김광태 이사장의 인사말과 배재수 울산지방검찰청 형사2부 검사의 격려사와 질의응답 등이 진행됐다.

김광태 이사장은 "범죄피해자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는 각 기관의 활약으로 인해 피해자들이 희망을 안을 수 있다"며 "피해자들이 제2의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지원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형미 교수가 좌장으로 나선 좌담회에는 박유선 아동보호전문기관장, 김은령 원스톱 지원센터 상담사, 한나진 물푸레 사무국장, 최선미 울산시노인보호전문기관 상담사, 정은경 울산성매매피해상담소장, 강진희 동구가정폭력상담소장, 오정숙 사무국장 등이 기관의 사례를 발표했다.

다음은 각 기관별 간추린 사례 내용이다.
◇박유선 관장 - 아동보호전문기관 지원사례
남편의 외도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아동모에 의한 물리적.교육적 방임 사례가 있었다. 먼저 친부의 외도문제 개선을 위한 가족상담을 실시했고, 씀씀이가 큰 친부가 저지른 부채문제 해결과 아동.친모 지원 서비스를 연계했다. 현재 부모교육 진행 및 아동 심리치료를 실시했다. 이 사례는 성공적이었으나, 아동이 학대당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등 사후관리를 철저히 할 계획이다.

◇김은령 상담사 - 울산여성.학교폭력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 사례
만16세의 피해자는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아무도 없는 집안에서 복면을 쓴 남자에게 폭행을 당하고 성폭력의 위기에 처했다. 가까스로 성폭력의 위기를 모면했지만, 가해자의 협박과 폭행으로 인한 상처로 병원치료와 심리상담을 받았다.

한동안 학교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을 만큼 충격이 컸던 피해자는 어머니의 적극적인 신고로 가해자가 검거됐다. 검거 이후 가해자가 보복하지 않을까 불안감을 가지기도 했지만, 제2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컸기에 피해자 가족이 적극적으로 나서 종결된 사례다.

◇한나진 사무국장 - 미혼모의 집 물푸레의 '양육모' 사례
습관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친부로 인해 가정이 파탄난 내담자A씨는 미혼모로 아이의 친부는 초등학교 동창생 친구이다. 아이의 친부와는 연락을 끊고 사는데다 아버지의 습관성 폭력과 친한 친구의 성폭력 장면을 목격한 후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어 히스테리 증세를 보여 아이를 양육하는데 무리가 따랐다.

이에 물푸레에서는 부모교육을 실시하고 A씨가 자립할 수 있도록 보육교사 교육을 받도록 하는데 조력자의 역할을 했다.

이외 70대 노부부가 알콜리즘 아들에게 신체적, 정서적 학대를 당하는 사례가 발표됐으며, 선불금을 고리로 불거지는 성매매피해여성의 사례, 가정폭력의 두 사례와 교통사고피해.살인미수사건 피해 사례 등이 발표됐다.

전형미 교수는 "특히 성폭력피해를 입은 여성들이 한 번의 진술도 괴로운데 관련 기관마다 진술을 하는 과정에서 제2의 피해를 입게된다"며 "실질적인 지원을 펼치기 위한 노력이 끝없이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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